Loading...
헤어랑프리미엄비너세움베누지엄나눔고객센터 헤어랑시작피부랑시작데모버전체험
혁신의 보물창고
작성자 | 한근태
등록일 | 2006-08-05 14:14:08 조회수 | 31641 추천 | 0
2003년 뉴욕타임즈에 “포드, 효율성이 방어막이 될 수 없음을 깨닫다” 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린다. 가장 효율적으로 알려졌던 포드의 경 트럭 생산공장이 문을 닫는다는 내용이다. 효율적인 생산을 자랑했지만 더 이상 고객들이 그 트럭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잘 나가던 유명 도넛회사 크리스피 크림은 최근 주가가 80% 하락해 최고경영자를 해고하고 폐점과 감원을 단행할 상황이란다. 이처럼 어제의 혁신이 오늘까지 계속되지는 않는다. 혁신을 계속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환경과 고객이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또 기존의 경쟁자도 나를 위협한다. 생각치도 않았던 조직이 새로운 경쟁자도 등장하기도 한다.

혁신하면 우선 돈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혁신에 반드시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아이디어, 지식과 경험의 축적, 고민과 불편 등이 필요하다. 아프가 지수를 개발해 갓 태어난 신생아의 목숨을 수없이 구한 버지니아 아프가가 대표적이다. 예전에 신생아는 출생 즉시 재빨리 씻겨 포대기에 싸서 신생아실로 보내졌다. 눈에 띄는 이렇다 할 질병 징후가 없는 한 건강한 아이로 간주하는 이런 관행으로 호흡기 및 순환기 질환을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녀는 출생 직후 질병을 적절하게 진단하고 처치한다면 많은 신생아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쉽고 간단하게 이를 진단하는 방법을 고안한다. 심장박동, 호흡률, 물리적 자극에 대한 반응, 근육의 탄력과 색깔 등 5 항목에서 최대 2점까지 줄 수 있다. 검사는 출생 1 분 후, 5 분 후 두 번 실시한다. 그래서 7점 이상 점수가 나오면 건강한 아이로 간주한다. 사람들은 APGAR 의 스펠링을 활용해 이를 외우기 쉽게 만들었다. 외모 (A, appearance), 맥박 (P. Pulse), 표정 (G. Grimace) 활동성 (A: Activity), 호흡 (R. Respiratory)가 그것이다. 아프가 지수는 신생아의 생명을 살리는데 엄청난 영향력을 끼쳤다. 하지만 이 방법을 개발하는 데는 어떤 비용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쉽게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엄청난 기여를 했다. 이것이 혁신이다.

남이섬을 혁신해 오늘날의 남이섬을 만든 강우현 사장의 경우도 그렇다. 그의 방법론은 “유원지를 관광지로, 소음을 리듬으로, 경치를 운치로” 바꾸는 것이다. 그 결과 작년에 170만의 고객이 몰렸다. 추운 겨울에도 중국과 일본에서 오는 관광객으로 배는 넘쳐 난다. 그들의 혁신은 돈 드는 것이 아니다. 강우현 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 취미는 남들이 안 하는 일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뭐든지 반대로 합니다. 손님들 호주머니를 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돈을 안 쓰게 합니다. 돈 벌면 모두 쓰고, 마스터플랜 무시하고, 손님들 일 시키고, 밤엔 전기불 꺼버립니다. 해도 해도 안 되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안 되는 일 억지로 해 봐야 직원들 상하고 남는 게 없습니다. 쉬운 일부터 먼저 합니다. 사진 찍을 곳 많이 만들고, 손님을 편안하게 만들고, 못 쓰는 집은 고쳐 쓰고, 보기 싫은 천막은 없애고, 쓰레기통 숫자는 줄이고…혁신하는데 돈이 얼마나 들었냐구요? 다 망해가던 회사에 돈이 어디 있습니까? 매일 빚쟁이들이 찾아오는데… 돈이 없으면 벌어서 씁니다. 자재가 부족하면 재활용합니다. 일을 못하면 가르쳐서 씁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다. “세상은 책에 있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손님은 내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가방 크다고 공부 잘 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다시 찾게 만들까…” 이것이 혁신이다.

혁신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아이디어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올까? 혁신의 보물창고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우리 역할은 창고에서 아이디어를 꺼내서 쓰면 된다.

첫째, 신입 사원들이다. 그들은 새로운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사람들은 익숙해져 보지 못하는 것을 그들은 본다. 거기에 혁신의 기회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익숙해 지기 전에 그들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불편한 것은 없는지, 뭔가 이상한 점은 없는지…
둘째, 지점에 근무하는 직원이다. 본사는 현상 유지를 위해 가장 애를 쓰는 곳이다. 그들은 새로운 시도를 꺼린다. 본사에서 멀수록 혁신의 기회는 커진다. 지점에서는 다양한 실험을 해 볼 수 있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다듬을 수 있다. 유명한 BCG 전략은 일본 직원의 머리 속에서 나온 것이다. 리바이스의 힛트 상품 도커스 (Dockers)는 남미에서 출발해 배가 나온 미국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셋째, 일선 근로자, 콜 센터 직원 들이다. 그들은 하루 종일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고객의 불만을 듣고, 고객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다. 그야말로 아이디어의 가장 큰 창고이다. 조립 라인에 일하는 직원 역시 아이디어의 원천이다. 도요타의 성공은 제안제도를 활성화하고 이를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다. 고객도 아이디어를 준다. 스타벅스는 고객을 활용해 새로운 음료를 시험하고 출시한다. 일부 매장에 새로운 음료를 선보여 고객들의 반응이 좋으면 모든 매장에 출시한다. 다른 산업군에 있는 일류 기업도 혁신의 아이디어를 준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우리가 할 일은 그저 예전부터 이용되어 온 아이디어를 응용하고 변형시키는 것 뿐이다.

혁신의 적은 익숙함과 편안함이다. 의도적으로 불편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평소에 즐겨보지 않는 잡지를 보는 것, 익숙치 않은 영역에 도전하는 것,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방법이다. 깃털이 다른 사람들과의 의도적인 교류도 중요하다. 혁신을 통해 일신우일신하는 개인과 조직이 되길 그려본다.

한근태 kthan@assist.ac.kr
이름
비밀번호
다음글 늙어서 좋은 일
이전글 과도한 책임감의 결과